종이에 채색
47x34.7 cm
추정가 6억 5천만원-12억원
작품설명
“ 한 인간의 인생과 예술은 情과 美, 無慾의 세 가지 신의 가호가 있어야 향기로
운 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리인 듯이 굳게 믿고 살아
왔다. 어쨌든 간에 이 三神님들이 뿌려주시는 빛을 받은 사람은 축복받은 예술
가라고 믿고 싶다.”
- 천경자
질곡의 한국 근현대를 여성으로, 그리고 작가로 살아온 천경자는 그가 삶 속에서 겪은 고독과 낭만, 정한情恨을 작품에 담는다. 그래서 작품 속에 표현된 여인은 작가의 자전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선 밝고 화사한 색감과 안정된 구도 그리고 섬세한 필치가 다가온다. 하지만 곧바로 작가의 삶과 예술이 주는 묵직한 감동이 뒤따라 밀려온다.
원숙기의 천경자 작품에서는 보다 분명해진 윤곽선과 독립된 화면 구성요소들이 두드러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숲에 둘러싸인 <알라만다의 그늘 1>과 비교하면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며, 아울러 이 작품은 엄숙함과 진지함을 가진다. 이런 분위기는 좌우대칭에 가까운 구도와 정면성이 강조된 인물의 표현에서 생겨난다. 측면 구도인 <여인과 새>와 비교해보면 여인의 머리의 꽃과 어깨에 앉은 앵무새조차 정면을 향하고 있다. 작품을 구성하는 대상들의 정면성으로 인해 공간감의 강조보다는 주제의 부각에 초점이 맞춰진다. 비슷한 시기 그려진 작품들에서 주로 보여지는 이러한 정면성은 작가 스스로에 대한 깊은 성찰을 표현한다. 또한 배경으로부터 독립된 대상의 배치는 고요한 여인의 심상을 상징한다.
작가는 ‘외롭고 원통하고 고달플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여성상의 표현과 함께 ‘강렬하고 현실에 보기 드문, 뭔지 영원한 느낌’을 가진 여인을 그린다고 했다. 작품 속 여인은 물끄러미 화면 밖을 응시한다. 얼굴 주변으로만 집중된 음영으로 인해 여인의 긴 목이 두드러진다. 감정이 억제된 얼굴 표정이지만 동공이 강조된 눈은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흔히 천경자의 작품을 두고 정한情恨어린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한다. 구체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단어가 바로 정한이다. 하지만 작가는 설명 대신 작품 속 여인의 눈빛으로 그 의미를 알려준다. 다소 무겁게 다가오는 작품의 느낌을 풀어주는 것은 색채다. 전체 작품에 퍼져있는 봄의 햇살처럼 나른하고 평화로운 중간색과 머리에 꽂은 꽃과 앵무새 등에만 집중된 채도 높은 색의 조화는 순수한 시각적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한 물감의 색채를 그냥 그대로 쓰지 않는다. 그것은 물감이 시키는 것이다. 반드시 다른 것과 섞어 쓴다. 그래서 무언가 가라앉은 느낌이 들도록…. 반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릴 때 그냥 단순히 노랑색을 쓴 건 아니다.”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작품에 사용된 색채 중에는 원색이 드물다. 또한 색을 칠할 때도 일반적인 채색화와는 다른 방식을 작가는 선택했다. 색의 혼합을 통해 저채도의 중간색을 사용하되, 색채가 중첩되도록 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보다 효과적으로 화면의 깊이를 나타낼 수 있다. 혼합된 색을 여러 차례 겹쳐 칠하면서 화면은 중후하고도 다채로운 발색을 가진다. 비록 물리적 두께를 가질 수 없는 한국화지만 천경자 작품이 깊이감을 가지고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채색방식은 이 작품에도 물론 적용되었다. 여인과 꽃 같은 주요 대상은 말할 것 없고 다른 요소의 표현에서도 섬세한 붓질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고상함과 고독이라는 상이한 감정을 갖게 한다. 정한과 고독을 언제나 곁에 두었지만 그것의 표현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볼 때면 ‘전생은 황후, 현생은 가난뱅이 화가’라고 한 작가의 말이 불현 듯 떠오른다.
운 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리인 듯이 굳게 믿고 살아
왔다. 어쨌든 간에 이 三神님들이 뿌려주시는 빛을 받은 사람은 축복받은 예술
가라고 믿고 싶다.”
- 천경자
질곡의 한국 근현대를 여성으로, 그리고 작가로 살아온 천경자는 그가 삶 속에서 겪은 고독과 낭만, 정한情恨을 작품에 담는다. 그래서 작품 속에 표현된 여인은 작가의 자전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선 밝고 화사한 색감과 안정된 구도 그리고 섬세한 필치가 다가온다. 하지만 곧바로 작가의 삶과 예술이 주는 묵직한 감동이 뒤따라 밀려온다.
원숙기의 천경자 작품에서는 보다 분명해진 윤곽선과 독립된 화면 구성요소들이 두드러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숲에 둘러싸인 <알라만다의 그늘 1>과 비교하면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며, 아울러 이 작품은 엄숙함과 진지함을 가진다. 이런 분위기는 좌우대칭에 가까운 구도와 정면성이 강조된 인물의 표현에서 생겨난다. 측면 구도인 <여인과 새>와 비교해보면 여인의 머리의 꽃과 어깨에 앉은 앵무새조차 정면을 향하고 있다. 작품을 구성하는 대상들의 정면성으로 인해 공간감의 강조보다는 주제의 부각에 초점이 맞춰진다. 비슷한 시기 그려진 작품들에서 주로 보여지는 이러한 정면성은 작가 스스로에 대한 깊은 성찰을 표현한다. 또한 배경으로부터 독립된 대상의 배치는 고요한 여인의 심상을 상징한다.
작가는 ‘외롭고 원통하고 고달플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여성상의 표현과 함께 ‘강렬하고 현실에 보기 드문, 뭔지 영원한 느낌’을 가진 여인을 그린다고 했다. 작품 속 여인은 물끄러미 화면 밖을 응시한다. 얼굴 주변으로만 집중된 음영으로 인해 여인의 긴 목이 두드러진다. 감정이 억제된 얼굴 표정이지만 동공이 강조된 눈은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흔히 천경자의 작품을 두고 정한情恨어린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한다. 구체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단어가 바로 정한이다. 하지만 작가는 설명 대신 작품 속 여인의 눈빛으로 그 의미를 알려준다. 다소 무겁게 다가오는 작품의 느낌을 풀어주는 것은 색채다. 전체 작품에 퍼져있는 봄의 햇살처럼 나른하고 평화로운 중간색과 머리에 꽂은 꽃과 앵무새 등에만 집중된 채도 높은 색의 조화는 순수한 시각적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한 물감의 색채를 그냥 그대로 쓰지 않는다. 그것은 물감이 시키는 것이다. 반드시 다른 것과 섞어 쓴다. 그래서 무언가 가라앉은 느낌이 들도록…. 반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릴 때 그냥 단순히 노랑색을 쓴 건 아니다.”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작품에 사용된 색채 중에는 원색이 드물다. 또한 색을 칠할 때도 일반적인 채색화와는 다른 방식을 작가는 선택했다. 색의 혼합을 통해 저채도의 중간색을 사용하되, 색채가 중첩되도록 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보다 효과적으로 화면의 깊이를 나타낼 수 있다. 혼합된 색을 여러 차례 겹쳐 칠하면서 화면은 중후하고도 다채로운 발색을 가진다. 비록 물리적 두께를 가질 수 없는 한국화지만 천경자 작품이 깊이감을 가지고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채색방식은 이 작품에도 물론 적용되었다. 여인과 꽃 같은 주요 대상은 말할 것 없고 다른 요소의 표현에서도 섬세한 붓질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고상함과 고독이라는 상이한 감정을 갖게 한다. 정한과 고독을 언제나 곁에 두었지만 그것의 표현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볼 때면 ‘전생은 황후, 현생은 가난뱅이 화가’라고 한 작가의 말이 불현 듯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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